일기장/나의 뿌리

엄마 입원 유감

여경(汝梗) 2015. 2. 24. 01:00

엄마를 생각하는 언니들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게 정말 엄마를 생각하는 것인지 언니들 마음 편하자는 것인지 그 경계가 참 모호한 듯 싶어 마음 착잡하다. 

 

막내 그것도 딸같은 동생인지라 뭘 한마디 건네보지도 못하는 처지, 오빠는 제대로 최선을 다하는데 언니들은 그게 한에 안 차는 것인지 못마땅한 것인지. 다들 엄마 위하는 같은 마음인데도. 

 

뼈만 앙상하게 남으시고 혼자 앉지도 못하는데 언니들 눈물어린 효심에 입원시켜, 좋다는 링거를 꽂자면 그 뾰족한 바늘을 찔러넣어야 하고 한방울도 아까운 그 귀한 목숨인 피도 빼내야 하는데, 과연 그게 엄마를 위하는 것일까. 나는 아닌 것 같은데 언니들은 이 할마시들은 그렇게라도 해드려야 한이 없겠다시니 꺼져가는 엄마보다는 더 오래 살 저 할마시들을 위해 엄마를 병원에 모셔야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엄마는 아무 생각도 없이 자꾸 주무시고, 간혹 우리 얼굴을 순간적으로 알아는 보셔도 곧바로 아무 머무름없이 공하신데. 나는 3월이면 엄마랑 낮에 놀아드릴 준비가 다 되었는데. 언니들보다 시간은 턱없이 짧지만 밀도높은 사랑을 많이 받은 내가 엄마를 위해 해 드릴 수 있는 건 그저 옆에서 손 만지고 다리 만지며 노는 것 뿐인데. 엄마를 힘들게 할 입원, 내일 결국은 하게 된다.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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