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내 일기장

아버지 첫제사를 모시고 오다

여경(汝梗) 2011. 5. 11. 12:01

간밤에 아버지 제사를 모셨다.

작년 사월 초 아흐레, 아버지를 그렇게 보내드리고....벌써 일년이다.

시간이 참 무심하게 잘도 흘렀다.

그날도 이렇게 비가 오더니 이 비는 무심하지 않구나.

 

6남매가 몽땅 둘러앉는 시간을 주신 우리 아버지.

쉽지 않은 일이라 늘 하나 둘 빠지는 것이 예사인데.

 

아침에 동네 경로당에 과일 갖다 드리고 진주로 차를 몰았다.

오다가 문득, 외삼촌이 생각난다.

다시 차를 돌려 지척에 계신 외삼촌께 들러

내 몫으로 올케가 싸 준 봉지를 넣어드리려 대문열고 방문을 열었더니

외삼촌은 편찮아 자리에 누워 계셨다.

순간, 우리 외삼촌 돌아가셨나 싶어 어찌나 놀랬던지.

얼른 편히 하고 싶다길래, 엄마캉 순서는 지키시라고 말씀드렸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 2만원어치만 넣어달랬더니

만땅을 넣어주신다. 공짜로.

늘 딸 대하듯 자상하신 셋째 형부.....

나랑 띠동갑이니 올해 예순여덟살이시다. 

노인네들이 주유소에 매달려 고생하시는 모습, 늘 성실함을 배울 따름이다.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사이드미러도 고장, 이래저래 운전이 서투른 나의 조심스런 귀가길은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다.

그래도 무사히 귀가에 성공했으니 아버지께서 보살펴주셨나^^

 

아버지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