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합천 산골은 수수농사가 유행이다.동네 할마시들을 따라 남밭(남새밭)에도 옆마당에도 재실마당에도 온통 수수를 심은 우리 할마시는 이 땡볕 여름에 큰일거리를 만났다.
참새니 비둘기니 먹을 걸 찾아 반가이 날아온 걔들을 쫓기 위한 우리 할마시의 전투는 처절하다. 지팡이로 이 대문 두들기고 휘청 휘청 억지걸음으로 저 대문을 또 두들기며 고함도 냅다지른다
외양간에서 여물먹던 소는 그림자도 잃은지 몇십년, 때묻은 강아지 두놈이 할마시를 따라 왈왈거린다. 매미는 할마시소리 시끄럽다고 또 야단이다.
무실에서 누구보다 총기좋고 인심좋던 이산마느래가 새 그 작은 배도 못채워주는 할마시가 되어 여름 땡볕에 동서남북으로 달음질친다. 녹슬고 귀퉁이 떨어져나간 흉한 몰골의 양철대문도 덩달아 야단이다.
민어조기 몇마리와 수박 한덩이만 들고 나를 창조해주신 하나님을 뵈러 왔더니 살아계신 나의 하나님은 "니가 왔나? 오늘이 초닷새가?".....우리 할마시 아직 총기 괜찮으시다.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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