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내 일기장

도끼자루 그리고 수리수리 마하수리~

여경(汝梗) 2007. 10. 25. 11:06

어제는 종일 참회할 일 하나에 매여 있었습니다.

 

늘 저를 괴롭히는 것들 중에는

저의 진심을 왜곡하여 받아들이고 저를 편견으로 바라보며

저에 대해 악감정또는 오해를 갖고 말을 퍼뜨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말을 함부로 하는 것도 괴로웠고 싫었습니다.

그러나 늘 제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기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그들을 원망하던 마음을 접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남의 말을 함부로 해버렸습니다.

이틀전의 일인데, 말이 가벼웠던 것보다는 어쩌면 제 마음이 가벼웠던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도 제게 힘과 용기를 주며 진실하게 대해 준 분이 계신데

그 분의 잘못된 한가지 버릇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걸 그 분이 들어버렸지요.

줏어담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왜 그랬는지......

누구보다도 그 분을 감싸주고 덮어줘야 할 제가

가볍게 입을 놀리며 경솔한 짓을 해 버렸단 게 저 스스로에게도 분노했지만

그 분은 더 그랬습니다.

 

불교신앙을 할 적에 열심히 읽던 천수경의 한토막인 정구업진언이 생각났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입으로 지은 모든 죄를 맑히는 진언이지요.

그 주문을 읽던 시절에도 입으로 짓는 죄를 조심하고 삼가했었는데

이제 뼈가 아프도록 다시 스스로의 못된 짓을 바라보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말이란 것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말도 있고

혀는 도끼자루라 하여 선인들은 늘 혀를 조심했는데

이제 저도 혓바닥 놀리는 것에 더욱 신중하고 무거워지렵니다.

 

죄를 지으면서 성숙해가는 제가 참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