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내 일기장
엄마.......
여경(汝梗)
2006. 8. 24. 11:12
부산하게 애를 등교시킨 후 방을 치우다가 핸드폰 발견.
혹시나 간밤에 온 문자라도 있을런가 하여 확인하니
부재중 전화 한 통.
허걱!
친정집........
불안.
초조.
어제 아침의 일이다.
왠지 친정에서 전화가 오면 괜스레 불안하다.
내 부모님은 올해 여든 다섯의 노인들이시라 간밤에 못안녕인가 하는
원초적 본능에서 오는 불안감이다.
얼른 전화를 넣었더니
왠걸?
[밥묵으러 안오나? 어제 밤에 올란가 기다맀디마 안오고...언제 올끼고?]
[먼 소리고?]
[미역국 낋여놓고 찰밥 해 놨는데.....오늘이 초닷새 아이가?]
[오늘 6월 그믐인데?]
[야이야~ 오늘이 니 생일 맞다~ 달력 함 보거라]
그러나 결국 우리집 달력이 맞았다.
달력을 어떻게 잘 못 본 것인지 원.......
이왕 해 두신 찰밥이랑 미역국이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인의 도움을 얻어 부랴부랴 친정으로 날아갔다.
울 엄마가 좋아하시는 조기세마리랑 커피사탕이랑 사서.
겨우 두시간 가량 친정에서 머물렀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어제.
그리고 못내 괴롭고 아프다.
....ㅠㅠ
불초여식을 위해 찰밥해놓고 기다리신 노인네의 그 가이없는 사랑에
진정으로 보은해 드릴 수 있는 내 삶을 가꿔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