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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란 흉내만 내도 좋은 것이다

여경(汝梗) 2006. 4. 11. 16:24
조선조 숙종대왕은 평복을 입고 민정시찰을 했습니다. 어느 겨울 신하와 함께 연못가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한 사람이 삿삿을 쓰고 상복을 입은 채 낚시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주는 고기를 먹지 않는데, 어떻게 낚시질을 하고 있을까?"싶어 물어보았더니 그는 "홀로 되신 노모가 너무 쇠약해서 물고기라도 대접해야 되겠기에 안되는 줄 알면서도 법도를 어기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마음이 갸륵해서 임금은 그에게 상을 내렸습니다.

이 소문이 나자 한 어리석은 불효자도 상복을 입고 물고기를 잡으러 갔습니다. 그 역시 임금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가 집에 돌아가는 것을 신하가 따라가 보았더니, 이 불효자의 어머니가 대노하면서 "밤낮 불효만 하더니 오늘은 왠 일로 물고기를 잡아왔느냐"하며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이를 보고 신하는 '효도가 아니고 효도를 흉내내 임금을 속인 것이니 엄벌에 처해야겠다'고 생각해 임금에게 건의했습니다.

그러자 임금은 웃으면서 "아서라, 효도란 흉내만 내도 좋은 것이다. 상을 주어라"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겉으로 나타난 것보다
속뜻을 살필 줄 알았던
숙종 임금은 지혜로운 분이었습니다.

3. 비창 pathetique (편곡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