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내 일기장
구찌뽕잎가루차를 마시며 사는게 뭔지 고민한다
여경(汝梗)
2009. 5. 26. 13:51
요즘 나의 점심식사는
구찌뽕잎 가루차를 마시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맛이 있다거나 뽕잎가루차를 좋아해서는 아니다.
그냥 내 점심시간이 어중간한데다가
마침 구찌뽕잎가루가 내게 있기 때문일 뿐이다.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먹으려면
말차 먹듯 해야 하는데
다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한 나로서는
그저 그냥 따뜻한 물에 흔들어서 대충 마신다.
자꾸 먹다보니 맛에 길들여진다.
나름대로의 향에 젖어들고
맛에 익어간다.
배도 안고프고 몸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조금만 더 진하게 타 마시면
가벼운 식사로 충분하다.
그런데 아직은 뭔가 탄수화물덩어리들을 원하는 듯한 내 입과 내 위장....
습관이다.
그러나 이 습관도 소중한 것인지라
과자 한입을 맛있게 먹어준다.
이것이 뭐 사는 재미 아닐까?
마음에 점만 찍으면 된다는 점심.
위장에다가 한 주전자의 뜨거운 찻물을 찍어넣을 뿐이지만
이렇게 하루의 어느 시간을 살고 있다.
사는 게 뭔지...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조각이라 했는가.
삶은 죽음에서 말미암고
죽음은 삶에서 말미암는다 했는가.
그러나 내게 삶은 그리고 죽음은 과연 무엇인지?